Last updated : 2021년 07월 29일

인공지능의 현재와 미래

인공지능의 현재와 미래 인공지능에 대해서는 이미 인터넷을 통해 어마어마한 양의 최신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같은 내용을 정리하는 것은 […]
Written by : 관리자

인공지능의 현재와 미래

인공지능에 대해서는 이미 인터넷을 통해 어마어마한 양의 최신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같은 내용을 정리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 따라서, 본 고에서는 주로 인공지능에 관한 필자의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을 주로 다루려고 한다.

필자가 어렸을 때는 대부분의 집에 바둑판이 있었고, 나는 가끔 가족들이나 친구들과 바둑을 즐기곤 했는데, 그리 자주 하는 편은 아니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내가 휴게실에서 잠시 쉬고 있을 때, 한 친구가 바둑을 두자고 했다. 첫 판에서 내가 이겼는데, 그는 매우 경쟁심이 강한 친구였던 것 같다. 매우 실망한 그는 나를 이기기 위해서 바둑의 정석 책을 한 권 사더니 열심히 읽기 시작했다. 몇 달 후에 그 친구는 다시 나에게 도전했고, 나는 매우 큰 차이로 졌다. 그 때 나는 바둑은 정석을 공부하지 않으면 이길 수가 없는 게임이라고 생각했다. 대학교 다닐 때 인공지능을 공부하면서 바둑과 비슷한 장기나 체스 등의 게임 프로그램 제작에 대해서 공부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 당시의 기술은 인공지능이라기 보다는 나와 상대방이 둘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조사해서 가장 좋은 방향을 선택하는 알고리즘이라고 하는 편이 더 맞을 것 같다. 제한된 컴퓨터 메모리와 연산시간 안에서 얼마나 더 많은 단계를 볼 수 있는가 하는 것이 그 알고리즘의 핵심이었고, 필요 없는 수를 줄이는 여러가지 아이디어 들이 적용되었다. 예를 들어, 논리적으로 상대방이 똑똑하다면 절대로 두지 않을 수에 대해서는 더 이상 그 다음 수를 고려하지 않고 넘어가는 것이다.

인공지능은 컴퓨터가 사용되기 시작하던 1950년대부터 연구되기 시작하였으나 컴퓨터 하드웨어성능의 한계 때문에 다른 분야에 비하여 빠르게 침체되었다가, 1980년대 중반에 현재 사용하는 방법과 유사한 방법이 개발되어 한 때 많은 연구자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필자가 대학원에서 공부하기 시작한 1990년대에 인공지능의 관심은 최고조였고, 1990년에 대한민국 최초의 인공지능(AI)연구센터가 KAIST에 설립되어 필자도 그 안에서 연구할 수 있었다. 90년대 후반에는 인공지능을 내세운 많은 벤쳐기업이 생겨나 투자 측면에서는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역시 당시의 하드웨어로는 현재와 같은 충분한 성능을 얻을 수 없었다. 필자는 관련 대기업과 벤처기업에서 차례로 일하다가 2002년부터 학교의 교수가 되어 인공지능을 강의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내가 강의를 개설한 첫 해에 인공지능에 대한 일반인과 학생의 관심은 최저였고, 나의 강의는 수강생이 적어서 폐강되고 말았다. 그 다음해에는 간신히 학교에서 규정하는 최저 수강인원을 채워서 12명의 학생이 있는 강의실에서 겨우 강의할 수 있었다. 강의할 때는 학생들이 인공지능 알고리즘으로 오목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경쟁하도록 하는 과제를 내서 학생들의 흥미를 끌기도 했는데, 일부 학생들은 매우 열정적으로 만들어서 경쟁하였다. 나는 나의 연구실에 "인공지능연구실"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는데, 당시 유일한 대학원생이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교수님, 요즘 인공지능이라고 하면 학생들이 아무도 관심이 없어요 … 좀 더 멋있는 이름을 지어야 해요. 지능형로봇 연구실이 어떨까요?" 나는 그 학생의 의견을 받아들여 연구실의 이름을 바꾸고, 로봇 축구용 장비도 구입했다. 그러자 로봇에 관심있는 몇몇 학생들이 연구실로 들어와서 같이 연구를 하기 시작했다. 필자가 연구하는 분야는 컴퓨터로 사람의 목소리를 알아듣게 하는 음성인식이다. 즉, 말로 대화하는 로봇을 만드는 것이다. 또는 목소리를 듣고 누구의 것인지 알아내는 보안 관련 내용이었다. 하지만,           음성인식도 바둑만큼이나 어려운 분야였는데, 그것은 인공지능을 학습시키는데 사용할 만한 충분한 데이터가 부족하기 때문이었다. 필자가 회사에서 근무할 때 수천만원을 들여서 100명 정도의 인원이 한 시간씩 발성한 음성 데이터를 제작하였는데, 연구자 입장에서는 몇 배 더 많은 데이터를 원했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무제한으로 데이터 수집을 위해 투자할 수는 없었다. 최근에는 그 정도 양의 약 100배 이상을 사용한다. 따라서, 음성인식 연구의 초창기인 80-90년대에는 전화 음성데이터를 많이 수집할 수 있는 미국의 AT&T나 일본의 NTT와 같은 통신회사가 연구를 앞서 나갔다. 하지만, 컴퓨터의 계산 용량 또한 크게 부족했기 때문에 기술 수준은 사람이 원하는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인의 무관심과 달리 학계와 기업체에서 인공지능의 연구는 매우 꾸준하게 진행되었다.

인공지능이 다시 일반인의 관심을 크게 받기 시작한 것은 역시 알파고와 프로기사의 바둑 대결이었으니, 바둑이 우리나라 4차산업혁명의 원동력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필자도 당시에는 기계가 사람을 바둑으로 이기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컴퓨터 2000대 이상이 동시에  계산을 하면 그것이 가능한 것이었다. 여기에는 많은 알고리즘도 사용되었다. 개략적으로 알기 쉽게 설명하기 위하여, 앞서 필자의 학생시절, 아무 지식 없이 친구와 바둑을 두었던 그 때로 다시 돌아가 보자. 우선 첫번째는 그 당시의 필자가 두던 방식이다. 정석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던 필자는 시간이 허락하는 한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를 찾기 위해 이리 저리 궁리한 다음 적당히 좋은 곳에 두었을 것이다. 컴퓨터의 메모리와 시간이 무한하다면 이 방법 만으로도 사람을 이길 수 있겠지만 유한한 자원을 가진 현대의 컴퓨터로는 어림도 없는 방법이다. 두번째는 정석 책을 열심히 읽고 필자를 이겼던 그 친구의 방법이다. 즉, 바둑돌이 이런 모양으로 있을 때는 이렇게 두어야 한다는 지식이 머리속에 있으면 오래 생각하지 않고도 가장 좋은 수를 둘 수 있다. 딥러닝이라고도 하는 심층신경망을 사용하여 대량의 대국 데이터로 인공지능을 학습시키면 이것을 학습시킬 수 있다. 바둑돌 배치의 모양을 이미지 인식하는 방법과 동일하게 인식해서 가장 좋은 다음 수의 위치를 찾는 것이다.

세번째 방법은 몬테카를로 방법이라는 것인데, 이것은 어느 위치에 돌을 두었을 때 유리해질 확률이 가장 큰지를 측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 점에 두었다고 가정한 다음 그 다음부터는 양쪽이 번갈아가며 어떤 확률로 무작위로 돌을 놓아 끝까지 갔을 때 이기는지 지는 지를 보고, 그 것을 몇 만번 이상 해본 다음, 이기는 경우가 더 많은 지 아닌지 수를 세어 확률을 계산하는 것이다. 이렇게 랜덤으로 돌을 두어 확률을 계산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생각하기 쉽지만, 이 방법은 생각보다 상당히 정확하고 많이 사용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우리는 주사위를 던져서 1이 나올 확률을 알고 있지만, 실제로 주사위를 많이 던져서 1이 나오는 수를 기록하면 그 수가 많아질수록 거의 1/6에 가까운 확률값이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 다른 예로 정사각형 안에 별 모양이 있는데, 이 별의 넓이를 계산한다고 생각해 보자. 생각만 해도 골치가 아픈 일일 것이다. 그런데, 아무 생각없이 컴퓨터를 이용하여 무작위로 그 사각형 안에 점을 많이 찍은 다음, 별 모양의 안에 있는 점의 수와 밖에 있는 점의 수를 세어 비율을 구하면, 별의 넓이를 거의 정확하게 구할 수 있다. 우리는 정사각형의 넓이를 알고 있기 때문에 그 비율을 이용하여 별모양의 넓이를 알 수가 있는 것이다. 실제로 컴퓨터는 값을 디지털로 표현하기 때문에 정확한 수식을 계산해도 소수점 몇 째 자리에서는 값이 틀리게 마련이므로, 아주 많은 점을 만들면 수학자가 정확하게 계산한 값과 일치하는 답을 얻을 수 있다. 네번째 방법은 강화학습이라고 하는 것으로, 컴퓨터 스스로 지식을 학습하는 것이다. 컴퓨터는 사람과 달리 밤새도록 쉬지 않고 바둑을 둘 수 있다. 또한 자기자신을 복제해서 자신과 승부를 할 수도 있다. 이렇게 많은 대국 경험을 쌓아서 여러가지 방법을 학습한다면 지금까지 사람이 생각하지 못했던 기발한 수가 나오게 될 수도 있다. 수천대의 컴퓨터가 알아낸 지식을 모두 합하여 더 강력해 질 수도 있다. 그리고, 더 강력해진 자신을 복제해서 계속하여 대국을 하면 더 더욱 강력해 질 것이다.

그렇다면 미래의 인공지능은 어떤 모습일까? 미래의 모습을 보려면 현재의 상태를 먼저 파악해야 할 것이다. 인공지능은 지금도 전 세계 수 많은 연구실에서 독립적으로 연구되고 개량되고 있기 때문에 현재 상태를 정확히 알기는 불가능하지만, 개략적인 수준은 파악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인공지능이 사람의 일을 대신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한편으로는 사람의 직업을 빼앗아 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지만, 필자는 그런 생각에 동의하지는 않는다.

필자의 의견으로는, 현재 인공지능은 아직 사람의 지능의 10분의 일 정도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특정한 분야에서 대량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통계적인 계산을 하는 것은 사람보다 인공지능이 뛰어나지만, 이것은 오래전에 개발된 계산기와 유사한 것이다. 즉, 계산기가 사람보다 큰 수의 곱셈이나 적분을 빠르고 정확하게 수행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계산기가 사람보다 뛰어나서 사람을 대체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오히려, 많은 사람의 힘들 일을 도와주었다.

예를 들어, 최근에는 이미지를 보면 그것을 글로 상세히 설명해주는 응용분야도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이미지의 의미를 파악하기 보다는, 어떤 이미지가 있을 때 어떤 문장이 나올 확률이 가장 큰지를 빨리 계산해 주는 것 뿐이다. 사람도 때로는 이와 같이 판단할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어두운 밤에 오랫동안 사람이 살지 않았던 대저택에 혼자 들어갔다고 생각해보자. 그렇다면 우리는 유령을 보게 될 수도 있다. 어두운 곳에 여러 가지 물건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으면 그 중에 하나는 사람의 형상처럼 보일 때가 있다. 굳이 유령이 아니더라도 물건을 잠시 착각해서 다른 물건으로 생각하게 되는 경우는 가끔 있을 수 있고, 그런 경우에 사람은 한 번 더 깊이 생각을 하게 된다. ‘요즘 세상에 유령이 있을 리가 없지’라고 생각하고 다시 자세히 보면 그것이 유령이 아니라 옷이나 흰 천이 걸려 있는 것일 수 있다. 하지만 현재의 인공지능은 이렇게 한 단계 더 깊은 생각을 하는 것이 아직은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영상이 입력되면 그것이 사람일 확률을 계산하고, 다른 모든 것보다 그 확률이 가장 높으면 사람으로 판정하여 출력하면 그것으로 끝인 것이다. 최근에 알려진 자율주행차의 사고 상황을 보면 사람이라면 저지를 수 없는 오류를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대형 트레일러 트럭이 옆으로 기울어 넘어져서 고속도로를 가로막고 있었다. 마침 그곳을 향해 달려오던 자율주행 자동차의 인공지능은 지금까지 그러한 광경을 본 적이 없고, 그 트럭의 윗부분은 흰색이었기 때문에 그 인공지능이 보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공간이었다. 그래서 그 차는 전혀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 트럭과 충돌하게 되었다. 빠른 속도로 날다가 유리건물에 충돌해서 떨어지는 새와도 같은 경우라고 할 수도 있다.

현재 사람들이 3세 지능 정도의 매우 심각한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성인이라도, 눈으로 보고 돌아다니며 귀로 말을 알아듣는 것은 현재 가장 최고의 인공지능보다도 훨씬 잘 하고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지난 반세기 동안 인공지능 분야에서 가장 열심히 집중적으로 연구했던 분야는 바로 이런 눈과 귀 분야이다. 필자의 생각에 그 나머지는 그냥 계산기일 뿐이다. 버튼을 눌러 산술계산을 하던 캘큘레이터가 지금은 등치가 커져서 더 많은 계산을 하고 더 많은 지식을 축적할 수 있는 것이다.

그 이유는 현재의 인공지능 모델이 주로 통계모델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영어를 한글로 번역할 때 인공지능 번역기가 영어 문장의 내용을 이해하고, 감정을 느끼고, 한국어로 설명한다기 보다는, 주어진 영어 문장 조각이 지금까지 가장 자주 한국어로 변환되는 형태를 따라 한다고 볼 수 있다.

최근에 어떤 기업에서 '이루다'라고 하는 여성 모델 채팅로봇을 만들었는데, 많은 사람들은 잘 사용했지만, 일부 소수의 사용자들의 차별적인 발언을 이 챗봇이 따라 하거나, 이것을 성희롱의 대상으로 삼으면서 인공지능의 윤리 문제가 큰 이슈가 되었다. 결국, 이 챗봇을 만든 회사가 공식 사과를 하고 운영을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인공지능의 윤리에 관한 법률 제정 등 많은 대책이 화두에 오르고 있다. 이를 두고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인공지능은 사람의 거울이다"라는 것이었다. 필자는 이 말에 100% 공감한다. 인공지능은 사람의 악행을 그저 거울처럼 따라 흉내 낼 뿐이다. 현재의 인공지능은 뭔가를 생각해서 말하는 것이 아니다. 필자의 생각에 인공지능이란 그냥 5살 아이처럼 어른을 흉내내는 기계일 뿐이다. 내용도 모르면서 어른들이 하는 말을 그대로 따라서 하면, 어른들은 이 아이가 상당히 어른스럽게 말한다고 한다. 그렇지만, 그 경우에는 그 아이가 그 의미를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그냥 따라서 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TV의 음악 프로그램을 보면 가끔 5세 정도의 어린이가 트로트를 아주 구성지게 불러서 인기를 얻는 경우가 있다. 그 어린이가 애절한 사랑이나 깊은 상처 등을 표현하는 노래의 가사를 완벽하게 소화해서 의미를 전달한다고는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다만 그렇게 하는 어른 가수의 모습을 그대로 흉내내면 그렇게 느끼는 것뿐일 것이다. 만일 5살 어린이가 차별적인 발언을 하거나 하면 어른들은 웃어넘기거나, 그렇게 말하면 안된다고 꾸중을 할 것이다. 이 어린이에게 그런 발언을 하면 안된다고 교육시킬 수는 있겠지만, 인종, 성별, 빈부격차 등 모든 차별적 상황에 대하여 그렇게 훈련시키는 것은 끝이 없는 일일 것이다.

이 어린이 같은 인공지능이 진정한 어른의 사고를 하게 되기 까지는 아직도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지금의 구조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방법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것이 만들어지기 까지는 이전과 같은 인공지능의 겨울이 다시 찾아올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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